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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실패 (성공률, 약물치료, 보험적용)

by 하다마미 2026. 10. 18.

의지 하나로 살을 뺄 수 있다면, 왜 BMI 30~35 구간의 비만인이 9년 뒤 정상 체중을 유지할 확률은 고작 0.6%일까요. 금연 성공률이 3%라는 말에 많은 분들이 놀라지만, 비만 극복 확률은 그보다 다섯 배나 낮습니다. 저도 몇 해 전 저탄고지를 직접 해 봤는데, 3주를 버티지 못하고 퇴근길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두 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날 밤 죄책감에 잠 못 이루다가, 다음 날 체중계에서 500g이 늘어난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야 이게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성공률 0.6%, 다이어트는 왜 이렇게 어려운가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장형우 교수는 40kg을 감량한 경험을 가진 비만 전문가입니다. 그가 저서 『비만록』에서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비만은 의지가 아닌 질병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수치를 보면 이 말이 얼마나 무게 있는지 실감이 됩니다. BMI 30~35 구간에서 자력으로 정상 체중에 도달하고 유지하는 확률은 0.6%, BMI 40 이상이면 0.0%대까지 떨어집니다. 여기서 BMI(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국제 표준 지표입니다(출처: WHO). BMI 30이면 키 170cm 기준 약 87kg에 해당합니다.

저탄고지, 덴마크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등 수많은 방법을 직접 시도한 장형우 교수의 경험을 들으면서, 제가 3주 만에 무너졌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는 16~17kg 감량 효과는 있었지만 유지가 불가능했고, 저탄고지는 8개월 이상 유지할 수 있었지만 9kg 감량에 그쳤다는 것이 실제 고도비만 당사자의 평가입니다.

비만이 이렇게 극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Cytokine) 때문입니다. 사이토카인이란 지방세포를 포함한 여러 세포에서 방출되는 염증 매개 단백질로, 혈관 내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혈관 노화를 가속화합니다. 쉽게 말해 살이 찐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혈관이 나이를 더 빨리 먹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비만과 심장혈관 질환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BMI 30~35: 9년 뒤 정상 체중 유지 확률 0.6%
  • BMI 40 이상: 자력 감량 유지 확률 0.0%대
  • 금연 성공률(3%)보다 다섯 배 이상 낮은 수치
  • 덴마크 다이어트·저탄고지·간헐적 단식 모두 고도비만 탈출에는 유의미한 효과 없음

위고비·마운자로, 약물치료의 실제

저탄수화물 식단을 해 봤다면 알 것입니다. 첫 2주는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고 숫자도 조금 내려갑니다. 그런데 3주가 지나면 탄수화물이 주는 그 특유의 만족감, 밥 한 숟가락이 주는 안도감 같은 것이 너무나 간절해집니다. 제 경우엔 바로 그 순간 편의점 문을 열었고, 그다음 날 죄책감으로 체중계에 올라섰다가 더 무너졌습니다. 이것이 의지의 실패가 아니라 탄수화물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는 생물학적 반응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맥락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 계열의 약물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주목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란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의 작용을 모방하여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식욕을 '억지로 참는' 것이 아니라 뇌와 소화계 차원에서 식욕 신호 자체를 줄여 주기 때문에 식단 스트레스가 구조적으로 감소합니다(출처: NEJM, 세마글루타이드 68주 임상시험).

그러나 약물치료에는 반드시 알고 가야 할 현실이 있습니다. 위고비를 68주 투약 후 중단한 환자의 대부분에서 요요 현상, 즉 체중 재증가가 발생합니다. 마운자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장형우 교수 본인도 40kg 감량 후 현재까지 두 약물을 지속 사용 중이며, 영구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끊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저탄고지도 끊으면 3주 만에 무너졌습니다. 약이라고 다를 리 없다는 점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만, 그것이 현재의 과학적 현실입니다.

다만 약물이 중독성 물질이라는 오해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기분을 좋게 만들거나 직접적인 쾌감을 주는 약이 아닙니다. 살이 찌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전부입니다. 교수의 표현처럼, 약을 줄여 맞으면서 나머지는 식습관 개선으로 보완하는 방식은 가능성이 있지만, 인내심만으로 20kg 이상을 유지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보험 적용, 언제쯤 가능할까

솔직히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저도 비만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봤습니다. 먹는 걸 조절하지 못한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뚱뚱해지고 싶어서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비만은 미친 듯이 먹게 만드는 질병이며, 그 배경에는 렙틴 저항성(Leptin Resistance)이 있습니다. 렙틴 저항성이란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호르몬인 렙틴에 뇌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충분히 먹었어도 뇌는 계속 배고프다는 신호를 받는 구조적 이상입니다. '왜 그것도 못 참아'라는 말은 이 맥락에서 근거 없는 비난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치료받고 싶어도 비용 문제가 현실적인 장벽이 됩니다. 현재 한국에서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닙니다. 고도비만 환자라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험 적용이 시작됐습니다. 한국도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 많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그 기간 동안 혈관 노화는 계속됩니다.

제 경험상 다이어트에 여러 번 실패했던 자신을 돌아보면, 그때 필요했던 건 '의지를 가져라'는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는 한마디, 혹은 접근 가능한 치료 옵션이었을 것입니다. 장형우 교수가 70kg대에 진입한 것이 중학교 이후 처음이라고 했을 때, 그 문장에서 오랜 시간 누적된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비만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 즉 무릎·관절 손상은 체중이 빠진 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며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기조차 어려운 상태가 지속된다는 사실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이었습니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고,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험 정책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탄고지 다이어트, 고도비만에도 효과 있나요?

A. 5~10kg 감량이 목표라면 저탄고지 원칙을 일상 식사에 접목하는 방식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구간에서 20kg 이상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임상적 평가입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탄수화물이 주는 보상 회로 자극이 없어 장기 유지가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Q. 위고비 끊으면 살이 다시 찌나요?

A. 네, 임상 데이터 기준으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68주 투약 후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납니다.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도 동일한 경향을 보입니다. 약물이 식욕 조절 기반을 유지해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약을 중단하면 기존 식습관이 돌아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Q. 운동 열심히 하면 다이어트 효과 있지 않나요?

A. 운동으로 소비되는 칼로리는 한 끼 식사량에 비해 미미합니다. 러닝 1시간이 소비하는 열량을 식사 한 번으로 쉽게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것은 결국 식욕 조절에 성공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많이 먹은 것을 운동으로 상쇄하려는 접근은 실제 효과보다 죄책감을 해소하는 기능에 가깝습니다.

 

Q. 비만 치료제 한국에서 보험 되나요?

A.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한국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전액 자부담입니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보험 적용을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도 적용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결론

다이어트를 반복해서 실패했던 저를 돌아보면, 그때 부족했던 건 의지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접근 가능한 치료 옵션이었습니다. 비만은 렙틴 저항성, 사이토카인, GLP-1 호르몬 이상 등 복합적인 대사 기전이 얽혀 있는 질병입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약물치료가 만능은 아니고 중단 시 요요가 발생하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인내심만으로 0.6%의 확률에 기댈 것인지, 아니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를 병행할 것인지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저부터 주변에 '의지가 없다'는 말 대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는 말을 먼저 해 보려고 합니다. 비만 치료에 관심이 생겼다면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여 본인의 BMI와 건강 상태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5_zkW-lT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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